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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게임 <낙원> 리뷰 (종로 좀비, 시민등급, 하우징)

by 사나브로 2026. 3. 27.

 

낙원

 

"좀비 게임에서 가장 무서운 게 뭘까요?" 저는 솔직히 좀비보다 배고픔이었습니다. 2026년 3월,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이 개발 중인 <낙원: LAST PARADISE> 클로즈 알파 테스트(CAT)에 참여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느낀 건 "아, 이 게임은 진짜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폐허가 된 서울 종로를 배경으로 한 이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은, 화려한 액션보다 '현실적인 생존'에 집중한 3인칭 익스트랙션(Extraction) 게임입니다. 여기서 익스트랙션 게임이란 위험 지역에 들어가 자원을 파밍하고, 살아서 탈출해야만 수확물을 챙길 수 있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장르를 의미합니다.

종로3가에서 펼쳐지는 진짜 '서울판 생존'

제가 처음 게임을 시작했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제가 실제로 다녔던 종로3가 골목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낙원상가의 좁은 복도, 탑골공원 주변 간판, 심지어 자주 가던 식당 메뉴판까지 디테일하게 구현되어 있어서 "내가 아는 그곳이 이렇게 변한다면?" 하는 몰입감이 상당했습니다.

 

이 게임의 핵심은 PvPvE(Player vs Player vs Environment)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좀비(AI)뿐만 아니라 다른 생존자(유저)들과도 경쟁하거나 협력하며 자원을 수집하고 무사히 탈출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저는 첫 판에서 아이템을 잔뜩 주웠는데, 탈출구 앞에서 다른 유저를 만나 심장이 쿵쾅거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다행히 그 유저는 저를 공격하지 않았지만, 만약 제 가방이 비어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밤에 진행되는 탐사(Expedition)에서는 총기와 탄약이 극도로 귀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전투는 벽돌, 각목, 식칼 같은 근접 무기로 이루어지며, 소리에 민감한 좀비 때문에 최대한 조용히 움직이는 잠입이 핵심입니다. 제가 직접 플레이해 보니 총을 쏘는 순간 주변 좀비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결국 도망치느라 귀한 아이템을 버리고 탈출한 적도 있었습니다.

(출처: 민트로켓 공식 홈페이지)

시민등급 시스템으로 계급 사회를 체험하다

낮 시간에는 안전지대인 '낙원'(여의도 격리 구역)에서 시민 등급을 관리하고 숙소를 업그레이드합니다. 시민 등급은 18등급부터 시작하는데, 18등급은 거의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는 최하층입니다. 저는 처음 시작했을 때 좁디좁은 컨테이너 같은 방에서 시작했고, 마동석 닮은 브로커 NPC에게 개 취급받으며 심부름을 해야 했습니다.

 

시민 등급을 올리려면 크레딧(게임 내 화폐)을 내고 시민 관리 센터에서 등급 상승 신청을 해야 합니다. 저는 첫 탐사에서 벌어들인 5만 크레딧을 털어 15등급까지 올렸는데, 그제야 24시 마트와 사격 훈련장 같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RPG의 레벨업과 유사하지만, '돈으로 등급을 사는' 부패한 사회 구조를 체험하게 만들어 묘한 몰입감을 줍니다.

 

등급이 오르면 숙소도 넓어집니다. 제가 17등급이 되었을 때 1평짜리 방이 2평으로 늘어났는데, 솔직히 현실 원룸 살던 때가 떠올라서 씁쓸했습니다. 그래도 공간이 넓어지니 가구를 배치할 여유가 생겨서, 게임 내에서 '내 집 마련'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탐사에서 성공적으로 복귀하면 획득한 아이템을 팔거나 분해해서 새로운 장비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저는 희귀 등급 방어구를 얻었을 때 정말 기뻤는데, 아쉽게도 등급별 옵션 차이가 크지 않아 '레전드 템'을 얻었다는 희열이 조금 덜했습니다. 이 부분은 정식 출시 전에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우징으로 폐허 속 나만의 안식처 꾸미기

이번 클로즈 알파 테스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하우징 시스템이었습니다. 단순히 메뉴 화면으로 아이템을 관리하던 이전 버전과 달리, 이제는 숙소 안을 직접 돌아다니며 냉장고, 조리대, 침대 같은 가구를 배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원하우징 상점에서 냉장고와 싱글 베드를 사서 방 한쪽에 배치했는데, 딱 제가 혼자 살던 원룸 크기만큼 되더라고요.

 

냉장고는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식량을 보관하면 소비 기한이 늘어나는 기능이 있어서, 탐사에서 얻은 음식을 장기 보관할 수 있습니다. 조리대에서는 '즉석 제작' 기능으로 음식을 요리할 수 있는데, 썩은 샌드위치 3개를 써서 맛있는 샌드위치 1개를 만드는 식입니다. 제가 직접 요리를 해봤는데, 포만감 수치가 생각보다 적게 차서 "이거 조금 더 후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우징 시스템은 생존 게임에 RPG 요소를 더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탐사에서 생존하고 돌아와 숙소를 조금씩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성취감을 주며, '폐허 속에서 나만의 안식처를 만든다'는 감성을 잘 살렸습니다. 다만 가구 가격이 비싸서(냉장고 2만 크레딧, 침대 2만 크레딧) 초반에는 가구를 사기 위해 여러 번 탐사를 나가야 했습니다.

 

하우징 외에도 스킬 트리 시스템이 깊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체 단련, 근접 격투, 특수 공작, 야전 생존 4가지 카테고리로 나뉘며, 각 카테고리마다 유용한 스킬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푸드워크'(이동 속도 증가)와 '소나 센스'(발소리 범위 시각화) 스킬을 먼저 찍었는데, 잠입 플레이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게임은 아직 정식 출시 전 알파 단계이지만, 2~3년 전 프리 알파 테스트 때와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을 이뤘습니다. 스토리가 추가되고, 시민 등급과 하우징 같은 메타 게임 요소가 생기면서 단순히 '좀비 잡고 탈출'하는 게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계급을 올리고, 나만의 공간을 꾸미는' 게임으로 진화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첫째, 프레임 드랍이 심했습니다. 제가 최고 사양으로 설정했는데도 간헐적으로 끊김 현상이 발생해서, 정식 출시 전 최적화가 필수적으로 보입니다. 둘째, 좀비 AI가 너무 단순했습니다. 패턴이 뻔해서 몇 번 플레이하니 쉽게 대응할 수 있었고, 긴장감이 떨어졌습니다. 셋째, 허기 시스템이 너무 가혹합니다. 음식을 구하느라 정작 중요한 아이템 파밍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고, 초보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낙원>은 국산 좀비 생존 게임 중 가장 기대되는 타이틀입니다. '익숙한 서울'이라는 배경, 긴장감 넘치는 생존 메커니즘, 그리고 하우징과 시민 등급 같은 메타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민트로켓이 <데이브 더 다이버>처럼 유저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한다면, 정식 출시 때는 훨씬 완성도 높은 게임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폐허 속 생존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이 게임을 꼭 눈여겨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youtu.be/douBHUqplzE?si=OU1lqYI36mcyG28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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