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저는 이 게임을 처음 봤을 때 "또 파피 플레이타임 아류작이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화려한 색감의 마스코트가 등장하는 공포 게임이라는 점에서 뻔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플레이해보니 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파인딩 프랭키는 단순히 마스코트를 앞세운 호러 게임이 아니라, 파쿠르 라는 액션 요소를 핵심 메커니즘으로 삼은 독특한 서바이벌 게임이었습니다. 2024년 10월 출시 이후 스팀 동시접속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서며 인디 게임으로는 이례적인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500만 달러 상금이 걸린 비밀 게임쇼에 참가한 주인공이 되어, 기괴하게 변한 마스코트들을 피해 살아남아야 하는 이 게임에 대해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파쿠르 액션과 공포의 결합, 기존 마스코트 호러와의 차별점
파인딩 프랭키가 기존 마스코트 호러 게임들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바로 '움직임'입니다. 여기서 파쿠르란 장애물을 몸으로 넘고 뛰어넘으며 최단 거리로 이동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요. 이 게임은 그저 숨거나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트램펄린 위를 뛰고 미끄럼틀을 타며 환풍구를 기어가는 등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추격자를 따돌려야 합니다. 저는 처음에 이 시스템이 참신하다고 느꼈지만, 동시에 조작감 때문에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게임의 주 무대는 '프랭키 파쿠르 궁전'이라는 거대한 실내 놀이공원입니다. 밝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공간 곳곳에는 워터파크, 거대 트램펄린, 파쿠르 코스가 펼쳐져 있죠. 이런 공간 구성은 리미널 스페이스(Liminal Space) 효과를 극대화합니다. 리미널 스페이스란 익숙하지만 낯선, 사람이 있어야 할 곳에 아무도 없는 공간이 주는 묘한 불안감을 뜻하는데요. 화려한 놀이공원이지만 텅 비어있고, 그 안에서 살인 게임이 벌어진다는 설정이 바로 이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저는 특히 '헨리 헬라인의 미궁' 구간이 인상 깊었습니다. 헨리 헬라인은 전화기와 인간이 합쳐진 기괴한 캐릭터로, 끊임없이 울리는 전화 벨소리 때문에 미쳐버린 존재입니다. 어두운 미로 속에서 여섯 개의 전화기를 찾아야 하는데, 헨리가 갑자기 나타나 목을 조르는 순간의 긴장감은 정말 대단했죠. 이 구간에서 제가 느낀 건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시간 압박'이었습니다. 파쿠르 게임의 특성상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공포 요소 때문에 신중해져야 하는 이 딜레마가 게임의 핵심 재미였습니다.
다만 조작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파쿠르가 핵심인 게임인데, 캐릭터의 움직임이 다소 미끄러지는 느낌(Slippery)이 있어서 정확한 점프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키보드와 마우스로 플레이할 때 이 문제가 더 두드러졌는데요. 어떤 분들은 이것이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의도된 설계라고 보지만, 저는 순수하게 조작 최적화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스팀 리뷰를 보면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많더군요.
빈약한 스토리와 짧은 플레이타임, 그래도 추천할 만한 이유
게임의 플레이타임은 게임의 플레이타임은 약 1~3시간 정도입니다. 짧은 편이죠! 저는 약 2시간 만에 엔딩을 봤는데, 솔직히 가격 대비 분량이 아쉬웠습니다. 스팀 기준 약 2만 원대인데, 이정도 가격이라면 최소4~5시간은 플레이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욱이 스토리 설명이 거의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게임 속 세계관은 흥미롭습니다. 두 형제가 설립한 시리얼 회사 '프랭키'가 게임쇼를 만들었는데, 57 시즌 동안 우승자가 단 한 명도 없어서 시청률이 폭락하고 회사가 파산 위기에 처합니다. 그래서 58 시즌에는 진짜 우승자를 배출하기로 결정하죠.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문제는 이런 설정이 게임 내에서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인게임 내러티브(In-game Narrative)가 부족한 것이죠. 인게임 내러티브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이야기를 뜻하는데요. 이 게임은 그저 쪽지 몇 장과 간단한 대사로만 스토리를 암시할 뿐입니다.
제가 사무실 구역에서 발견한 1992년 아파트 임대 계약서나, 옷 속에 숨어있던 프랭키 인형 같은 단서들은 분명 의미심장합니다. 형제들의 정체가 진짜 프랭키와 가짜 프랭키였다는 암시 같은데, 이걸 제대로 풀어주는 서사가 없어요. 스토리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이 부분이 상당히 불만족스러울 겁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게임을 추천하는 이유는 '경험'에 있습니다. 헥사 하복(Hexa Havoc) 구간이 대표적입니다. 타일이 계속 떨어지는 바닥에서 2분간 버티는 미니게임인데, 여기에 누들(Noodle)이라는 장애물이 하늘에서 계속 떨어집니다. 가짜 프랭키를 피하면서 동시에 타일이 사라지기 전에 이동해야 하는 이 긴박감은 정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구간을 세 번 만에 통과했는데, 통과한 순간의 쾌감은 짧은 플레이타임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줬습니다.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공포 게임인데 손가락이 바쁘다"는 평이 많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일반적인 공포 게임은 천천히 걸으며 분위기를 음미하는데, 이 게임은 계속 뛰고 점프해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이게 공포를 해친다고 보지만, 저는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긴장감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폴가이즈의 공포 버전'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게임의 엔딩도 흥미롭습니다. 주인공은 500만 달러를 받지만, 프랭키의 제안으로 다음 시즌에도 참가하게 됩니다. 돈에 대한 욕심 때문이죠. 이 열린 결말은 후속작을 암시하는 듯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음 작품에서는 스토리를 좀 더 탄탄하게 보완하고, 조작감도 개선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명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인딩 프랭키는 완벽한 게임은 아닙니다. 짧은 플레이타임, 빈약한 스토리, 아쉬운 조작감 등 개선할 점이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파쿠르와 공포를 결합한 신선한 시도,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 긴박한 추격전은 충분히 경험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기존의 점프스케어(Jump Scare) 위주 공포 게임에 질린 분들이라면, 이 게임이 주는 색다른 긴장감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선호하신다면, 세일 기간을 노려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