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펄어비스가 개발한 붉은사막이 2025년 3월 20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미디어 프리뷰로 6시간을 플레이해본 결과, 이 게임은 단순히 '한국형 위쳐'나 '아시아판 젤다'로 분류하기 어려운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파이웰 대륙이라는 방대한 세계관과 맥더프라는 주인공의 여정이 어떻게 펼쳐지는지, 전투 시스템은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정리했습니다.
파이웰 대륙과 주인공 맥더프의 설정
붉은사막의 배경은 파이웰(Pywel)이라는 가상의 대륙입니다. 여기서 파이웰이란 여러 왕국과 세력이 끊임없이 전쟁을 벌이는, 혼란과 욕망이 뒤섞인 판타지 세계를 의미합니다. 주인공 맥더프는 '그레이메인(회색갈기)'이라는 용병단의 리더로, 과거의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게임 시작부터 그레이메인은 숙적인 '검은곰' 용병단의 기습을 받아 리더를 잃고 치명상을 입은 채 폭포 아래로 떨어집니다. 제가 플레이한 프롤로그에서는 이 전투 장면이 일종의 튜토리얼로 작동하면서 붉은사막 특유의 화려하고 빠른 전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맥더프는 고대 신전 같은 구조물에서 정신을 차리고, 잃어버린 동료들을 되찾기 위해 파이웰 대륙을 본격적으로 탐험하게 됩니다.
스토리는 크게 다섯 단계로 전개됩니다.
- 첫째, 용병단과 생존 과정에서 동료들과의 유대가 중심 축을 이룹니다.
- 둘째, 전쟁 속에서 동료들이 죽거나 배신당하며 맥더프가 고립됩니다.
- 셋째, 점차 더 큰 정치 싸움과 왕국 간 전쟁에 휘말리게 됩니다.
- 넷째,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며 감정적인 갈등을 겪습니다.
- 다섯째,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동료를 지키는 길, 권력을 선택하는 길, 복수를 택하는 길 등 여러 결말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붉은사막은 메인 퀘스트와 사이드 퀘스트를 따라가며 '비지오네'라는 시스템으로 과거 사건을 재현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지오네란 황금 투구를 쓰고 특정 장소에서 과거를 목격할 수 있는 기능으로, 호라이즌 시리즈의 홀로그램 재생과 유사한 느낌입니다. 이를 통해 기억의 파편을 모으면 지역 공헌도가 올라가고 성장에 도움을 받게 됩니다.
오픈월드 탐험과 독특한 전투 시스템
붉은사막의 오픈월드는 드로우 디스턴스(draw distance), 즉 3차원 장면에서 오브젝트를 화면에 그릴 수 있는 최대 거리가 매우 깁니다. 여기서 드로우 디스턴스란 플레이어가 서 있는 위치에서 얼마나 먼 곳까지 선명하게 렌더링되는지를 나타내는 기술 지표입니다. 저는 PC 버전(AMD 라이젠 9 7950X3D, 라데온 RX 7900 XTX)으로 플레이했는데, 자연광과 물 표현, 텍스처 디테일이 실사 수준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탐험 요소도 다양합니다. 점프, 슬라이딩, 벽 타기 같은 기본 이동 외에도 L1+R1로 검에 빛을 반사시켜 특정 문을 열거나, 기력이 남아있는 동안 수영을 할 수 있습니다. 마을마다 종탑을 쳐서 지도의 안개를 걷어내는 방식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와 유사하지만, 실사 비율의 캐릭터로 구현되니 색다른 몰입감이 있었습니다. 또한 '어비스'라는 하늘 섬에서는 섭리의 힘으로 퍼즐을 풀고, 까마귀 날개 같은 마법 망토로 활공하는 비행 능력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투 시스템은 붉은사막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 패드 기준으로 R1(약공), R2(강공), 네모(점프), 세모(주먹/발차기), 엑스(달리기/전력질주), 동그라미(구르기/회피), L1(가드), L2(활), R3(지정타) 등 기본 조작을 조합해 수십 가지 콤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게임 조작감에서 '철권'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예를 들어 R3 지정타를 점프 중에 쓰면 하늘 높이 도약하면서 적을 내려 찍는 다이빙 기술이 되고, 전력질주 중에 쓰면 클로스라인 공격이 됩니다.
독특한 전투 시스템답게 타격감과 손맛도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적을 밟고 뛰어올라 뒤통수를 치거나, RKO처럼 목을 잡고 찍는 기술, L1+R1로 적의 눈을 멀게 한 뒤 인질로 삼는 플레이까지 다양하게 가능합니다. 제가 3시간 동안 플레이한 구간에서는 십수 명의 적이 화면 가득 몰려들어도 큰 프레임 드랍 없이 부드럽게 진행됐습니다. 이는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밤에는 시야가 극도로 제한돼 전투 난이도가 올라가므로, 모닥불 야영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붉은사막> 유저 평가와 출시 전망은?
붉은사막은 출시 전부터 극명하게 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반응은 주로 그래픽, 물리 엔진, 전투 타격감에 집중됩니다. 해외 유저들은 "발더스 게이트 3의 감성과 액션 RPG를 합친 느낌", "차세대 오픈월드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특히 게임스컴 2024에서 150분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메타크리틱 평균 78점이라는 수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 최적화 문제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 사이버펑크 2077처럼 과대 홍보 후 실망을 줄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이 대표적입니다. 저 역시 플스5 버전을 시연했을 때 4K 40fps 정도로 체감했는데, 기본 플스5 유저는 해상도 우선 모드와 프레임 우선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오픈월드의 밀도도 관건입니다. 그래픽이 화려해도 빈 공간만 넓다면 금방 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6시간 플레이한 소감으로는 퀘스트, NPC 상호작용, 범죄 시스템(복면을 쓰고 절도·소매치기 가능, 체포 시 감옥행) 등 콘텐츠가 꽤 촘촘하게 배치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메인 스토리 50~80시간 분량이 얼마나 밀도 있게 채워질지는 출시 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붉은사막은 "미친 잠재력과 불안한 기대감"이 공존하는 게임입니다. 잘 나오면 2025년 GOTY급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최적화나 콘텐츠 밀도에서 실패하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전투 시스템만큼은 이미 충분히 검증됐다고 느꼈고, 나머지는 펄어비스가 데이원 패치로 얼마나 다듬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출시일인 3월 20일 이후 초반 평가를 지켜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게 현명할 것 같습니다.
[참고]